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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

초로기 치매 환자일수록 더 섬세한 관리가 필요한 이유

by 아내의 치매일기 2025. 8.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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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로기 치매 환자일수록 더 섬세한 관리가 필요한 이유

다정한 부부가 손을 맞잡고 산보하는 모습
다정한 부부가 손을 맞잡고 산보하는 모습

 

그녀는 여전히 건강했다

예전엔 아침 일찍, 그녀는 어김없이 부엌에 섰다. 주전자에 물을 붓고, 커피머신을 누른다. 몸짓 하나하나엔 리듬이 있었고, 손놀림에도 익숙함이 남아 있었다. 작년까지만 보더라도 그 모습만 보면 치매라는 단어는 떠오르지 않는다.
하지만, 오늘 아침 나는 세탁기 앞에서 그 착각의 대가를 톡톡히 치렀다.

세탁기 안의 종이눈보라

세탁을 끝낸 나는 기분 좋게 뚜껑을 열었다. 그러나 그 순간, 바람결에 날리는 하얀 종잇조각들이 나를 맞이했다. 수건도, 속옷도, 티셔츠도 전부 흰 가루에 뒤덮여 있었다. 처음엔 누가 휴지를 주머니에 넣었나 싶었지만, 곧 깨달았다. 일회용 종이 팬티였다. 그 낯익은 질감의 가루는 종이팬티가 세탁기에 함께 들어가 분쇄된 흔적이었다.

"나는 안 넣었어" 그녀의 단호함

아내에게 조심스레 물었다. "혹시 종이 팬티를 세탁기에 넣었어?"
그녀는 의외로 단호하게 말했다. "나는 그런 거 안 해. 난 치매 아니야."
그 순간, 마음 한켠이 무너졌다. 그녀의 인지력은 이미 혼란 속에 있었고, 무엇이 현실이고 무엇이 기억 속 장면인지 그 경계가 흐려지고 있었던 것이다. 그녀는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더더욱 단단하게 자신을 믿으려 하고 있었다.

돌발 상황은 언제든, 어디서든

초로기 치매 환자라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이다. 육체적으로는 왕성하지만, 뇌는 점차 과거로 후퇴한다. 그렇기에 돌발상황은 예고 없이 찾아온다. 오늘의 세탁기 사건처럼. 단순히 종이 가루가 묻은 빨래를 다시 세탁하면 그만일 수도 있지만, 이것은 나에게 하나의 경고처럼 느껴졌다. “주의를 게을리하지 마라”는.

앞으로 내가 더 조심해야 할 것들

오늘의 교훈은 명확하다. 세탁하기 전에는 꼭 확인하자. 그리고 그녀의 세계 속에 불쑥 끼어들기보다는, 그 세계를 이해하고 존중하면서 다가서자.
그녀는 여전히 나의 아내이고, 나는 여전히 그녀의 남편이다. 비록 치매라는 병이 우리 사이에 자꾸만 새로운 에피소드를 만들어도, 우리는 함께 그 안에서 배워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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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Q

Q. 초로기 치매 환자는 왜 문제가 더 많이 생기나요?
A. 신체적으로는 활발하지만 인지력은 저하되어 있어, 행동의 오류를 스스로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Q. 일회용 팬티 세탁 사건, 자주 일어나나요?
A. 흔하지는 않지만, 인지 혼동이 있는 경우 무심코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요약:
초로기 치매 환자는 신체적으로는 정상이지만, 인지력 저하로 인해 뜻밖의 일이 생기곤 합니다. 오늘의 세탁기 사건처럼, 평범한 하루도 특별한 기억으로 남게 됩니다. 우리는 더 많이 듣고, 더 많이 공감해야 합니다.

👉 당신의 소중한 경험도 함께 나눠주세요. 댓글이나 방명록은 언제나 열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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