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가까이 있었기에, 더 오래 몰랐던 것들
당시엔 갱년기쯤으로 여겼던 아내의 변화가 지금은 선명한 신호로 다가옵니다. 조금만 더 귀 기울였더라면…이라는 후회 속에서 기록을 시작합니다.
중년의 변화, 그저 갱년기인 줄만 알았습니다
돌이켜 보면 15년 전, 아내가 45세였을 때 이미 조용히 시작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땐 전혀 몰랐습니다. 아니, 어쩌면 알지 못하고 싶었는지도 모릅니다.
그저 평범한 갱년기라고만 생각했던 그 변화들이, 지금 돌아보면 분명 알츠하이머의 첫 징후들이었죠.
식은땀과 안면홍조로 고생하고, 매일 밤 악몽에 시달리며 가위에 눌렸던 아내의 모습을… 그저 스트레스 탓이라 넘겼습니다.
우울과 혼란, 신호는 계속되고 있었습니다
그 시기, 아이들 육아 문제도 아내를 심하게 힘들게 했습니다.
큰아이가 중학교 시절 심한 사춘기를 겪으며 수지로 쫓기듯 이사했죠.
아내는 그 스트레스로 우울증까지 겪으며, 광교산을 아무 생각 없이 걷고 또 걸었다고 했습니다.
집안일의 흐름을 잃고 가계부 작성조차 버거워하던 아내에게, 저는 왜 이렇게 계획이 없느냐며 화를 냈습니다.
아이들 일로 학교에 불려가 선생님에게 교육 지도를 듣고 오는 것도 거의 일상이었고, 아내는 점점 더 지쳐갔습니다.
하지만 저는 회사일이 바쁘다는 이유로 모든 걸 아내에게 맡기고 돌아보지 못했죠.
이해하지 못한 시간들, 그리고 지금의 후회
음식 간이 이상해지기 시작했고, 저는 거칠게 타박했죠. 그게 알츠하이머의 시작일 줄은 몰랐습니다.
퇴직 후 집에 있으면서, 냉장고 속 똑같은 김치통 10개를 보고서야 저는 알았습니다.
그 사람은 계속 신호를 보내고 있었는데, 저는 보지 않았습니다.
그때라도 바로 병원에 갔다면 좋았을 텐데… ‘괜찮아질 거야’라는 말로 무심히 덮어버린 제 자신이 지금은 참 밉습니다.
가장 가까이에 있었기에, 더 오래 몰랐던 것들. 무관심은, 때로 가장 큰 죄가 될 수 있다는 걸… 이제야 배웁니다.
- 갱년기라 여긴 변화들이 사실은 초기 치매 증상이었음
- 육아 스트레스와 우울감이 악화되며 이상 징후가 나타남
- 김치통 10개 사건을 계기로 치매 진단 가능성을 자각
- 가장 가까이 있는 가족일수록 세심한 관찰과 관심이 필요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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