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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

오늘, 참정권 앞에서 우리는 함께였다

by 아내의 치매일기 2025. 6.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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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함에 투표용지가 꽂여 있는 모습의 이미지
투표함에 투표용지가 꽂여 있는 모습의 이미지

오늘, 참정권 앞에서 우리는 함께였다

1. 오전의 시작, 혼자 한 투표

오늘은 제21대 대통령선거일. 아내를 주간보호센터에 보내고 나는 조용히 투표소로 향했다. 며칠 전부터 우리는 산책을 하며 누구에게 표를 줄지 이야기를 나눴다. 그 시간들이 아직도 선명하게 떠오른다. 하지만 막상 투표일이 다가오자 마음이 무거워졌다. 인지력이 떨어진 아내가 정말 투표를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다.

2. 다시 시작된 고민

그렇다고 쉽게 포기할 수는 없었다. 참정권을 포기하게 하는 건, 그녀에게 남아 있는 마지막 존엄마저 빼앗는 것 같았다. 그래서 기표소를 나서며 담당자에게 조심스레 물어봤다. 의외로 가능하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가슴이 벅차올랐다. 그렇게 다시 한번 희망이 피어났다.

3. 아내와 함께 투표소로

오후, 하원 시간에 맞춰 아내와 함께 다시 투표소를 찾았다. 오전보다 한산해진 투표소는 조용했다. 우리는 천천히 기표소 쪽으로 걸어갔다. 하지만 오전과는 다른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선관위 담당자는 인지 문제가 있는 경우에도, 신체에 이상이 없다면 가족이 기표소에 들어갈 수 없다고 했다.

4. 제도의 벽 앞에서

비밀 투표의 원칙 때문이라는 설명이었다. 고개는 끄덕여졌지만, 마음은 쉽게 받아들이지 못했다. 아내는 잠시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괜찮아, 당신은 할 수 있어." 그녀는 조심스레 기표소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마침내 투표함에 자신의 한 표를 넣었다. 누구를 선택했는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하지만 그 순간, 그녀는 분명 한 명의 유권자였다.

5. 작지만 깊은 한 표

우리나라의 치매 환자 수는 이미 100만 명을 넘었다. 그리고 이 숫자는 점점 늘어날 것이다. 참정권을 행사하고 싶어도, 제도의 문턱 앞에서 포기하게 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오늘 아내와의 투표 경험은 작지만 깊은 울림을 남겼다. 언젠가는 이 이야기가 제도 개선의 시작점이 되길 바란다.

6. 자주 묻는 질문 (FAQ)

Q. 치매 환자도 투표할 수 있나요?
A. 신체 활동에 문제가 없고, 인지 판단이 가능한 상태라면 법적으로 투표는 가능합니다. 다만 보호자의 도움 없이 기표소에 들어가야 하며, 인지 기능 상태에 따라 실효성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Q. 보호자 동행 투표는 어떤 경우에 가능한가요?
A. 거동이 불편하거나 손을 쓸 수 없는 경우에는 가족 동반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인지력 문제만 있을 경우, 원칙상 보호자 동반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 오늘의 핵심 요약:

- 치매 환자도 참정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제도적 배려가 필요합니다.
- 비밀 투표의 원칙과 인지력 저하의 현실 사이에서 균형 있는 접근이 요구됩니다.
- 작은 관심이 모여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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